5분 상식 / / 2020. 4. 24. 19:52

알고보면 신기하지 않은 신기루

 분명히 보였는데 막상 가보면 없는 신기루. 사막이나 바다에서 인간의 눈을 현혹하는 신기루는 빛의 굴절 때문에 생긴다. 공기의 온도차이와 밀도차이에 의해 빛이 굴절하면서 허공에 하나의 허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공기의 온도와 밀도는 반비례한다. 온도가 높으면 공기가 팽창하기 때문에 밀도가 낮아지고, 온도가 낮으면 공기가 수축하여 밀도가 높아진다. 공기의 밀도가 달라지는 경계면에서는 그 속을 통과하는 빛의 굴절현상이 일어나며 밀도차이가 클수록 빛의 굴절 역시 그만큼 커지게 된다.


 바다에서는 수면에 가까운 찬 공기가 높은 곳의 더운 공기에 비해 밀도가 높다. 따라서 배에서 반사된 빛이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경계면에서 굴절하며 그 과정에서 '전반사'가 일어난다. 전반사란 공기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특정각도 이상으로 나아가던 빛이 밀도가 낮은 부분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완전히 반사되는 현상이다. 전반사된 빛이 사람의 눈에 닿으면 마치 배가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것처럼 보이게 된다.


 사막에서는 이와 반대로 지면에 가까운 공기가 온도가 높다. 그래서 먼 곳의 풍경에서 반사된 빛이 지면에 닿기 전에 심하게 굴절되어 위쪽으로 휘면서 전혀 다른 곳의 땅 위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여름에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자동차나 나무의 형상이 마치 물 위에 비친 풍경처럼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1798년에 이집트에 원정한 나폴레옹의 군사들은 분명히 보이던 호수가 갑자기 없어지는 식의 기묘한 신기루를 보고 혼비백산 했다. 그 때 수학자인 G. 몽지가 사막의 더운 공기층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임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한다. 그냥 보면 신기하기만한 신기루도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보면 하나의 당연한 자연현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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